교황도 침묵한 청각장애 아동 성폭력 은폐 사건
"아르헨티나에서 청각 장애인 학교에서 최소 22명의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신부 2명 체포 | Catholic Herald"2019년 6월 29일원본에서 보관됨. 2017년 5월 11일 확인함 .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까지 이어진 교회 권력의 침묵
세계의 그늘에 가려진 또 다른 비극
미국에서 드러난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범죄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하거나 더 충격적인 사건들이, 덜 조명받은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프로볼로 청각장애인 학교 성폭력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이탈리아 북부의 베로나에서 시작되어, 아르헨티나 멘도사로 이어졌습니다. 청각장애 아동들이 성직자들에 의해 장기간, 반복적으로 성적 학대와 폭력을 당한 비극이었습니다. 특히 두 대륙을 넘나들며 동일한 가해자가 범죄를 저지른 사실은, 단순한 일탈이 아닌 교회 조직 차원의 은폐와 방조를 강하게 시사합니다.
1950년대부터 이어진 침묵의 강요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베로나의 프로볼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수도사와 사제들에게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67명은 2009년 집단 고발에 나섰고, 이 중 14명은 자신들을 학대한 24명의 성직자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니콜라 코라디 신부였습니다. 그는 1970년대 이후 아르헨티나로 파견되어, 멘도사에 있는 자매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사역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역은 돌봄이 아닌 학대의 연장이었습니다.
은폐는 국경을 넘고, 침묵은 반복되었다
코라디 신부와 아르헨티나 출신 호라시오 코르바초 신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까지,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프로볼로 학교에서 수화가 불가능한 청각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성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결국 2016년 이들이 체포되고, 2019년 아르헨티나 법원은 코라디에게 징역 42년, 코르바초에게는 징역 45년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피해자들의 끈질긴 외침과 세속 기관의 수사 덕분에 밝혀진 것입니다. 교회는 경고를 들었고, 심지어 명단까지 받았지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교회는 알고 있었다 —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2009년 집단 고발 이후, 바티칸은 2010년에서야 마지못해 조사를 지시합니다. 조사관으로 임명된 이탈리아 법관 마리오 산니테는 피해자들을 수개월 동안 인터뷰했고, 대부분의 증언을 신빙성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코라디 신부를 지목한 피해자는 너무 많은 가해자를 지목했다”는 이유로 해당 증언의 신빙성을 깎아내렸습니다.
결과적으로 바티칸은 24명의 가해자 중 단 5명만 징계했고, 코라디는 그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이 징계조차도 아이들과 떨어져 기도하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피해자들이 2014년 교황 프란치스코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아직 활동 중인 가해자 명단과 코라디 신부의 아르헨티나 활동 사실을 알렸지만, 바티칸은 2년 뒤에야 형식적인 답변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정작 아르헨티나 현지 교구에는 이 사실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코라디 신부는 과거를 숨긴 채 사역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세속의 경찰이 아니었다면, 그는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2016년, 결국 아르헨티나 경찰이 학교를 급습하고서야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이후 바티칸은 급히 조사단을 파견했지만, 사과는 없었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도 이 사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코라디 신부의 체포와 재판에 대해 바티칸은 “논평을 사양한다”라고 말하며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교회는 외면했고, 경찰이 대응했다”
이 말은 이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냅니다.
피해자들의 수십 년간의 외침에도, 교회는 듣지 않았습니다. 경고는 무시되었고, 책임은 회피되었습니다.
결국 진실을 마주한 것은, 성당이 아니라 법정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교회가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들의 권위와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가장 약한 존재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침묵이 만들어낸 피해는 국경을 넘어 이어졌습니다.
진실을 침묵시킨 조직의 구조, 그것이 이 비극의 가장 깊은 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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