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성지화, 공정성은 어디에?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향문 스님)가 홍성군 홍주읍성과 서산 해미읍성에서 이뤄지는 특정종교 편향적 행정의 대응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사진은 홍주읍성에서 발굴된 사찰 부재를 확인하는 종평위원들. (사진제공=대한불교조계종)

 

최근 불교 사찰의 천주교 성지화 사업이 불교계와 가톨릭 간의 갈등을 촉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현상은 천진암, 주어사와 같은 불교 사찰이 천주교의 성지로 변모하면서 불교의 역사가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불교와 가톨릭은 한국 역사에서 오랜 기간 공존해 왔지만, 이번 성지화 논란은 그동안의 우호적 관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종교적 공존과 상호 존중을 위해 성지화 사업의 재검토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천진암과 주어사의 성지화는 두 종교가 어떻게 가톨릭 중심의 역사로 재구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천진암은 본래 불교 사찰로, 조선 후기 서학을 연구하던 유학자들을 숨겨주다 폐사된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천주교 성지로 변모하면서 불교 사찰로서의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주어사 또한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제는 천주교 순례자들이 찾는 성지가 되었습니다. 불교계는 이러한 변화가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지우는 행위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천진암의 성지화 과정에서 불교적 의미를 무시하고 가톨릭적 상징물로 대체한 것은 명백히 종교적 갈등의 씨앗을 뿌린 결과입니다.

 

특히 광주시와 수원교구가 천진암과 남한산성을 잇는 ‘순례길’을 조성하겠다는 협약은 불교계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 불교 승군이 청나라 군대와 싸우기 위해 직접 축조에 참여했던 역사적 장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주교는 이곳을 천주교 순례길로 개발하려 하며 남한산성의 불교적 유산을 지우고 있습니다. 이는 천주교가 불교의 역사적 공헌을 인정하지 않고 독점적으로 해석하려 한다는 인상을 줍니다.

 

문제는 가톨릭 성지화 사업이 단순한 종교적 기념행사를 넘어, 국가와 지방 자치 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다는 점입니다. 서울시는 ‘서울순례길’을 국제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천주교 성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천진암 성지화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며, 천주교 성지화를 위한 대규모 개발에 막대한 세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금이 특정 종교의 이익에 치우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국가의 세금이 종교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은 당연한 반응입니다.

 

세금이 투입된 성지화 사업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특정 종교의 신앙적 상징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는 종교 간 갈등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모든 국민의 세금이 특정 종교의 성지 조성에 사용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종교적 편향성을 띠는 행정 처리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교 사찰의 천주교 성지화 사업은 더욱 신중하고 공정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특정 종교의 역사를 기념하고 기리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다른 종교의 유산을 침해하거나 지우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종교적 상징성이 강한 장소일수록 역사적 공존의 가치를 존중하며,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함께 기억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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